









윤이도, 김태희 《모로가도 서울 : 망원》
Yoon Yi do, Kim Tae hee 《All Roads Lead to Seoul: Mangwon》
☈ 2026. 02. 21 ~ 03. 01 / 13:00 - 19:00
☈ SPACE TUM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7, 2층)
가까이 들여다보거나, 멀리서 바라보거나 :《모로가도 서울 : 망원》
서쪽에서 동쪽으로 공항철도와 경의선, 6호선이 잠깐 교차했다가 다시 갈라진다. 동쪽에서 온 2호선이 잠시 교차하고 선유도 옆을 지나 한강을 통과한다—물론 이것은 지도상의 이야기이다. 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양화대교나 성산대교에서, 잠시 지상으로 올라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당산철교에서 남쪽을 항상 본다. 나루터를 지나, 조개껍질을 주워, 호숫가를 지나, 2000년대 초기의 열기를 통과하고 물에서 지식산업으로 발전한 지역으로 가는 도중에 망원이 있다. 망원이라는 이름은 서울특별시의 기념물로 지정된 ‘망원정(望遠亭)’에서 유래되었다. 한자를 풀이하면 ‘멀리 바라본다’라는 뜻인데, 일찍이 월산대군이 망원정을 소유하던 시대에 “먼 경치도 잘 볼 수 있다”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도의 시선—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시선에서 시작했다면, 이제는 더 가까이서 망원을 들여다보자. 6호선 망원역의 출구는 두 개가 있다. 성산 방향으로 가느냐, 아니면 시장—월드컵시장과 망원시장 방면으로 가느냐. 아니면 더 멀리, 한강변까지 가느냐. 한때 외국 사신(使臣)을 위한 연회가 열리던 망원정을 보러 가거나, 한강변에서 유유히 시간을 보내도 좋다. 포은로와 망원로, 월드컵로, 그리고 망원정의 옛 이름 ‘희우정’로가 교차하는 일대에는 재래시장 외에도 카페나 맛집이 있다. 새로 생긴 일식당과 케익숍에 사람들이 탐험하듯이 찾아가는 이곳은 사실 젠트리피케이션 자장 안에 있다. 망원시장은 전통시장 중 활성화가 이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철물점, 과일 가게, 식당, 유명해진 맛집 사이를 전통의 유지와 미래적 발전이 교차한다.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사이를 지나가는 길에 스페이스 틈 전시장이 있다. 《모로가도 서울 : 망원》에서 XXX(윤이도, 김태희)는 망원 일대를 답사하면서 목격하거나 발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시를 만든다. 작품은 간판이나 현수막, 그리고 전단지의 형식을 통해서 중첩되거나 압축되어 복합적인 시간축을 가진 망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간판에 상징되는 오래된 미감과 레트로한, 혹은 세련된 문구는 망원의 가게나 아파트의 이름으로 소환된다. 벽면에는 재개발 현장에서 가려진 과거와 ‘한강뷰’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대비를 이룬다. XXX는 주거지, 상가, 재개발로 들어설 아파트의 세 층위가 중첩된 망원을 가시화함과 동시에, 균형 잡힌 재개발로 흘러가기 어려운, 기울어진 운동장의 상황을 전시장에 구현한다. 이 시각 정보는 망원이라는 지역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현시점 망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립과 혼재된 역사를 보여준다.
전시장 창밖으로 보다 보면 망원의 어느 일부분이 보인다. 관객들은 전단지를 들고 다시 또는 처음으로 망원을 거닐어본다. 조금만 나가면 활기찬 시장이 있는데, 상가 중에는 빈 점포도 보인다. 새로 시선을 끄는 것 중에는 내가 몰랐거나 새로 생겨난 것이 있다. 해외 관광객과 주민들이 일시적으로 만났다가 흩어지는 이곳에서 관람객은 지도와 현장 사이를, 전시장과 전시장 밖을 오가면서 탐색하듯이 걸어보게 된다. 《모로가도 서울 : 망원》의 간판, 현수막, 그리고 전단지 형식은 망원을 유기체처럼 사유하도록 한다. 우리는 강을 보고 이상적인 모습을 바라보고, 가까이서 오래됨을 즐기면서 오늘도 살고 있다. 망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멀리서 보면 희극도 비극도 다 보일지도 모른다. 재개발이 논의되는 지금 시점에서, 전시를 다 보고 전단지를 들고 거리에 나서는 일은, 소소한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시가 무엇에 의해 사냐고 물어보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는 것처럼, 전시를 통해서 작지만 오랫동안 이 지역을 바라보는 기회를 ‘내걸고’ 싶다.
콘노 유키
@k40_hermione
XXX
2021년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XXX는 노인과 도시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것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시간의 단층을탐구한다. XXX는 제 2급 긴급 상황에 발신하는 국제 공통 긴급 신호이자, 익명의 누군가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호칭으로 XXX는 익명의 존재들이 보내는 긴급 신호에 주목한다. 윤이도는 사회의 다양한 논리로 인해 삭제된 장소들과 이에 얽힌 사사로운 이야기들에 주목하고 있다. 김태희는 친할머니댁에 거주하며 마주한 갈등을 시작으로 어르신들의 위상을 직립할 수 없는 조각으로 실험하고 있다.
☈ 작가: XXX(윤이도 @longlongnight_2021 , 김태희 @wall_yo )
☈ 전시 기획 : XXX, 콘노 유키
☈ 전시 서문 : 콘노 유키 @k40_hermione
☈ 주최/주관 | SPACE TUM @art.space.t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