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채린,이신애,이혜원 《도깨비 각질》
Jeon Chae rin, Lee Shin ae, Lee Hye won 《Dokkaebi dead skin》
2025. 08 . 14(목) - 08. 27(수) 10:00-19:00
예술공간 [:틈] 마포구 월드컵로 31길 6, B1
<도깨비 각질 (Dokkaebi dead skin)>
오래된 물건에는 도깨비가 깃든다는 말이 있다. 오래된 몸은 도깨비가 된다.
살아있지 않은 좀비의 몸에 도깨비가 들어간다.
그 몸에 임시파일로 저장된 기억들은 새로운 기억피부를 덮어씌우기위해 탈락될 각질을 만들어낸다.
육체로만 존재하는 것들은 아직 알맹이를 잃지 않은 것들에 비해
너무 가볍기때문에 무리지어 떠돌아 다닐 수 밖에 없다.
이신애, 이혜원, 전채린은 각자의 도깨비를 상상하며 그 몸에 남겨진 상처와 흉터, 그리고 부스럼들을 탐구한다. 세 작가는 한국의 미신인 '오래된 물건에 도깨비가 깃든다'는 믿음과 좀비가 내포하는 식민지 노예의 역사, 여성 탄압, 그리고 현재에서 과거로 이어지는 상처와 시간을 교차시키며, 세 개의 내러티브가 공통의 실루엣으로 만나는 경계를 면밀히 보여주고자 한다. 작가들은 “좀비식으로 도깨비 보기”를 통해, 영혼의 임시적인 육체로서의 오브제 탈취를 다양한 시각으로 구현한다. 이 조각적 구성들은 소리도 없고, 쉴 틈도 없으며,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이신애의 버려지고 구겨진 종이는 화분 밑의 마른 나뭇잎처럼 한때 우리의 발 밑에 나뒹굴었던 것이다. 어그러진 육체는 가볍고 비어 있다. 작가는 그 빈 곳에, 피부와 같은 감각에 각인된 트라우마를 넣어 무게를 만든다. ‘각질이 돌아올 즈음, 돋아났던 피부는 분명히 탈락했을거에요.’ 시간과 시차와 시제가 혀 안에 굴러 맴도는 것을 기록한다. <자라나는 이야기>는 돌아가신 할머니와 남겨진 화분, 그리고 버려졌던 단어들과 구겨진 종잇조각의 교차는 각각 떠난 육체와 남겨진 영혼, 남겨진 육체와 떠난 영혼을 서사하며 기억과 시간의 뒤틀림과 공간과 존재의 부재를 은유한다. 그리고 생명을 잃은 소라고둥에서 아이러니한 바다의 울음이 들리듯 작가는 우리에게 주인잃은 화분의 잎사귀의 박동을 들려주며 그 역설을 전개하고자 한다.
이혜원은 탈피의 충동과 박피의 트라우마를 긴밀하게 엮는다. 우리를 보호하는 연약한 피부와 답답한 가죽 밑의 습기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살아있기 위해 죽어있는것, 죽은 채로 살아가는 것의 서사에 귀기울이게 한다. <Quand tu me caresses, je bave du pollen 네가 나를 쓰다듬으면, 나는 꽃가루를 흘려> 에서 작가는 좀비라는 단어의 근원에서 찾은 식민지 역사에 주목하며, 한의 정서와 ‘정신을 빼앗긴 육체’인 좀비의 조형적 결합을 추구한다. 피부, 또는 표면, 동시에는 외적인 것, 감싸고 있으며 옥죄고 있는 껍데기로부터 비롯된 착취와 지배와 그리고 그로부터 해방하는 가설이나 전설, 소설 등의 내러티브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핑크빛 플랑크톤과 그 밑에 가라앉은 늪지 등의 쿰쿰함과 찝찝함을 시각적, 촉각적인 감각으로 변환하여 보여준다.
전채린은 오래된 피지같은 역사와 외부에서 불규칙하게 침투하는 이야기들이 틈에 끼여 점차 빠져나가지 못하고 여드름이 되는 과정을 조형적으로 확장해 보여준다. 공간에 설치될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여드름의 존재는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없는 피부 밑의 고통스러운 것을 상징한다. 작가는 산업 재료와 재활용된 재료를 조합해 사회의 파편화된 존재들의 흔적을 물질화 한다. 그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30 년대부터 00 년대의 잡지, 신문 기사 등의 이미지와 언어 아카이브를 조합해 내러티브를 이끌어내면서 조각에서 말하고자 했던 존재들의 얼굴과 그 얼굴의 부재를 한번 더 연결한다.
나는 소리 없는 자의 목소리
나를 통해 말 못하는 이가 말하리라
세상의 듣지 못하는 귀가 들을 때까지
표현할 단어도 없는 미미한 존재들의 부당함을
Voice Of the Voiceless - Ella Wheeler Wilcox (1850-1919)
작가 : 전채린 @cocolinxxx, 이신애 @sin_ae_lee, 이혜원 @h_circleeeee
포스터 : 이혜원 @h_circleeeee, 전채린 @cocolinxxx
설치도움 : 펠릭스 스피흐글라스
주최/주관 : 예술공간[:틈]@art.space.t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