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입(김정원, 차민휘) 《발화를 위한 보우》
IIP(Kim Jung Won, Cha Min Hwi) 《A Gesture before Sound》
⧉ 2026. 05. 02 ~ 05. 13 / 13:00 - 19:00
⧉ SPACE TUM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7, 2층)
⧉ 전시 이벤트
2026. 05. 02 (토)
+ 16:30 - 17:00 : 전시 연계 퍼포먼스 (신청: 인스타 상단 프로필 링크)
+ 17:00 - 19:00 : 오프닝 파티
발화를 위한 보우(bow)
악기는 특정한 신체 움직임을 유도하고, 동시에 제한한다. 이때 악기는 단순히 소리를 내는 도구가 아니라,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구조로 드러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직기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 직기는 복잡한 상부구조와 단순한 하부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몸과 연결된다. 하부구조는 발로 반복되는 단순한 동작을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부분이라면, 상부구조는 그 동작이 복잡한 내부 구조와 이어지며 실제 직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가깝다. 이처럼 결과를 직접적으로 만들어내지 않는 이 하부구조는, 결과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영역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이 구조를 바라보면서, 더 이상 이것을 보조적인 것으로 두지 않고 하나의 중심으로 놓아보고자 했다. 그렇다면 몸과 직접 맞닿아 있는 이 하부구조만으로, 또 다른 상부구조를 상상할 수 있을까.
전시에서 새롭게 상상된 상부구조는 더 이상 고정된 기계 내부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공간 전체로 확장되며, 내부를 숨기기보다 오히려 드러낸다. 반복되는 신체의 움직임과 직접적으로 결합된 이 구조는, 움직임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
직조가 가로와 세로의 교차를 통해 면을 만들어낸다면, 현악기는 고정된 현과 움직이는 활의 마찰을 통해 소리를 만든다. 이 작업에서는 직기의 경사를 현으로, 위사를 활털로 치환하여 두 구조를 겹쳐 놓는다. 그 결과, 거친 마찰음과 불명확한 노이즈는 반복과 조율을 거치며 점차 특정한 음으로 발화된다.
즉, 익숙한 소리가 전혀 다른 구조에서 드러난다.
이 지점은 단순한 결과라기보다 하나의 질문을 만든다. 리듬이 특정 장르나 매체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의 반복에서 드러나는 구조라면, 악음 또한 특정 악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이 형성될 때 드러나는 결과일 수 있다. 변형된 직기에서 발생하는 음이 현악기와 닮아 있다는 사실은, 두 매체가 장력과 마찰, 교차라는 유사한 조건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소리는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조건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가깝다.
따라서 이 전시는 하나의 도구를 다른 도구로 변환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도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내부 구조를 드러내고, 그것이 몸을 통해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감각하는 과정에 가깝다. 직조와 연주, 직물과 소리는 각각 다른 결과처럼 보이지만, 시간에 따른 입력과 반복, 그리고 장력과 마찰의 조건 속에서 발생한다.
전시는 이처럼 서로 다른 매체에서 발생하는 유사한 구조와 그 균열의 방식을 나란히 놓음으로써, 우리가 하나의 결과로 인식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특정한 조건 속에서 잠시 드러난 현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질문을 남긴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는 하나의 사물 안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건과 움직임 속에서 끊임없이 변형된다.
《발화를 위한 보우》 전시 연계 퍼포먼스
본 퍼포먼스는 어긋난 직물에 대한 정원과 민휘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해당 직물은 동일한 페달 입력 속에서 만들어졌지만, 일부 경사실이 연결되지 않은 채 남겨지며 의도한 패턴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때의 오류는 단순한 시각적 변형이 아니라, 내부 구조의 공백에서 비롯된 기계적 어긋남이다. 퍼포먼스에서 정원은 당시의 페달 순서를 다시 밟고, 그 입력은 실시간으로 소리로 변환되어 민휘에게 전달된다. 민휘는 전자적 흐름 속에서 일부 신호의 연결을 의도적으로 비워두며, 구조의 공백을 전자적 소리로 드러낸다.
이러한 전환 속에서, 퍼포먼스는 하나의 오류가 서로 다른 환경을 거치며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탐구한다.
IIP
이입(IIP)은 시각예술가인 김정원과 작곡가인 차민휘로 이루어진 콜렉티브로, 반복되는 신체의 움직임과 소리의 발생 조건을 구조적으로 탐구한다.
김정원
김정원(2001)은 직조에서 출발해 공예 안에서 발생하는 노동을 하나의 동작으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를 드러내며 반복과 규칙 속에서 생성되는 감각과 차이를 탐구한다. 현재는 직기에서 관찰된 구조를 바탕으로 이를 인간의 신체와 다시 관계 맺게 하는 악기적 장치로 해석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과거의 매체가 현재의 시간 속에서 새롭게 작동하는 경로를 탐색한다.
차민휘
차민휘(1997)은 구리선의 압력을 이용해 음량을 조절하거나, 현악기를 개조하는 등 기존의 물건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음색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개조와 확장을 통해 형성된 환경은 다양한 자극을 발생시키며, 이는 적응의 과정과 반복적인 연주를 통해 신체에 체화된다. 이러한 감각의 축적과 변화를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작가: 김정원 @jarden000, 차민휘 @car_minhwi
⬭ 전시 서문: 김정원 @jarden000
⬬ 사진: 박선진
𖦹포스터: 이윤아 @yoon_taek_
⧉ 주최·주관: SPACE TUM @art.space.t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