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유림, 공성하, 박유진 《안의 밖, 밖의 안 》
Moon Yu rim, Kong Seong ha, Park Yu Jin 《The Window as Betwixt and Between》
2026.03.06 ~ 03.15 / 13:00 – 19:00
오프닝 퍼포먼스 | 2026. 03.06 (금) 19:00 – 20:00
SPACE TUM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7, 2층)
모든 시작은 우연한 마주침이었다. 서로 다른 해에 태어나 각기 다른 궤적의 삶을 살던 시각예술가 문유림, 배우 공성하, 목재 아티스트 박유진은 작년에 종로구의 한 관광지에서 생활 반경을 함께하며 만났다. 타지의 이방인들이 잠시 머물다 떠나는 이곳에서 이들은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 속에서 놀랍도록 비슷한 공통 문장 하나를 길어 올린다.
“어디에서도 영원히 살 곳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어찌보면 결핍과도 같은 이 역동이 본 전시의 강력한 촉발점이 된다. 특히 문유림과 공성하가 아주 오래전부터 각자의 위치에서 ‘창문’이라는 대상을 집요하게 기록해 왔음을 깨달았던 순간이 중요하다. 7 개국을 떠돌며 소속할 곳을 찾던 문유림은 이방의 길 위에서 타인의 창문을 찍어왔고, 공성하는 여행지이든 촬영지이든 어디에서든간에 안에서 밖을 응시하며 수백 장의 사진들을 쌓아왔다. 서로의 시선은 반대 방향이지만 두 사람의 사진첩에서 ‘창문’이라는 사물이 시선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 안과 밖의 경계는 고착된 위치가 아니라 시공간을 통과하며 관통하는 지각의 경계이기도 한 셈이다. 이 우연한 일치는 단순히 취향의 겹침을 넘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공통의 질문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이 시선의 중간에 묵직한 무게감을 지닌 박유진의 감각이 더해지며, 전시는 비로소 안과 밖, 그 사이의 틈을 탐구하는 다원적 실험으로 구체화된다.
본 전시는 고정된 영토를 점유하기보다 경계 위를 부유하는 ‘소속과 경계를 허무는 상태’에 주목한다. 전시장 한쪽에는 문유림의 시선(밖→안)이, 다른 한쪽에는 공성하의 시선(안→밖)이 접하며 배치된다. 밖에서 안을 상상하는 문유림의 시선에는 소외된 자의 고독과 속하고 싶은 열망이 서려 있고, 안에서 밖을 응시하는 공성하의 시선에는 내면에서 세계를 인식하는 배우적 훈련의 감각이 녹아 있다. 이들의 사진 속에서 창문은 내부와 외부를 단절하는 벽이 아니라, 서로의 세계를 관통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사진들은 점차 가운데 지점으로 올 수록 투명해지고 서로의 사진과 섞이며 안과 밖의 구분이 희미해진다.
이는 공동 영상 작업 <살 곳: Betwixt and Between>에 이르러 완연한 접점을 이룬다. 기차, 버스, 비행기 등 오직 이동만을 위해 존재하는 시공간 속에서 두 작가의 기록은 하나로 섞이는데, 두 사람이 각각 이동공간 속에서 촬영한 길 위의 영상이 교차되며 이동 행위의 주체는 사라지고 오직 무언가를 갈망하며 움직이는 에너지만이 남는다. ‘살 곳’의 형태란 다방향을 포용하고 이동하는 땅 위에 적응하는 힘 그 자체가 아닐까.
박유진의 오브제는 이러한 가설을 신체적 경험으로 치환한다. 타자와 등을 맞대고 앉아야만 비로소 지탱되는 목재 의자는 우리가 찾는 ‘살 만한 곳’이 단독자의 점유지가 아님을 역설한다. 균형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는 미세한 움직임과 재조정을 통해 어렵사리 유지되는 긴장의 연속인 것이다.
세 작가는 예술가로서, 여성으로서, 자녀이자 부모로서, 프리랜서이자 참정권자로서 설 자리의 확장과 축소를 경험하며 지나왔다. 결국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명확한 정착지가 아니라 인식과 인식 사이, 시선과 시선 사이에 형성된 그 ‘틈’ 위가 아닐까.관객 또한 이 교차하는 시선들 사이를 거닐며 자신만의 새로운 위치를 환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유림, 공성하, 박유진
Moon Yurim, Kong Seongha, Park Yujin
시각예술가이자 에세이 작가 문유림(b1986), 배우이자 사진작가 공성하(b1992), 목재아티스트이자 다도가 박유진(b1990)은 직업적 다양성처럼 삶의 여러 경계와 균형을 넘나들고 있다. 서로 살아온 궤적은 다르지만 우연한 계기로 마주한 어느 날 서로가 ‘살 만한 곳의 상태’에 대해 끊임 없는 질문하고 탐구하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이 갈망이 연결을 낳고 연결이 만드는 새 지형도에 주목하고 있다.
작가 | 문유림 @musumunyu, 공성하 @kongseongha, 박유진 @yoooooj__
전시기획 | 문유림 @musumunyu
서문 | 문유림 @musumunyu
포스터 | 박유진 @yoooooj__
사진 | 공성하 @kongseongha
글 자문 | 서보형 @ssabo
주최.주관 | SPACE TUM @art.space.tum